뇌 과학과 인공지능으로 찾는 ‘몸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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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지훈 작성일 24-04-10 조회수 3회본문
새로운 춤 동작을 배우는 일은 쉽지 않다. 요즘 춤은 워낙 어렵기 때문에 한참 연습을 하더라도 원작자 움직임과는 차이가 큰 경우가 많다. 춤을 잘 못 추는 사람을 흔히 ‘몸치’라고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부른다. 그런데 왜 몸을 잘 이해하고 능수능란하게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까. 답은 뇌에 있다.
시각이나 청각 같은 오감 이외에도 우리는 팔, 다리 등 몸의 각 부분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지각하는 ‘자기수용감각’을 가지고 있다.
눈이 빛을 감지해서 시각이 작동하는 것처럼 근육에 있는 ‘근방추’와 인대에 있는 ‘골지인대건’이 근육과 인대의 힘을 감지해서 자기수용감각이 시작된다는 것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근육과 인대로부터 전달받은 힘 정보를 뇌가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알렉산더 마티스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는 뇌의 정보 처리를 인공지능(AI)을 통해 이해해온 과학자다. 특히 수년 전부터는 몸의 움직임과 관련한 뇌과학적 원리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카메라로 원숭이의 팔을 촬영한 뒤 해당 영상을 토대로 관절의 움직임을 측정했다. 그리고 근육의 길이 변화를 추정해서 근방추의 자기수용감각 기관이 만들어 낼 신호를 인공적으로 계산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영상을 보고 만들어낸 팔의 인공 자기수용감각 신호를 AI가 처리하게 하고, 영상 속 팔의 실제 주인인 원숭이의 뇌 신호를 동시에 측정했다. 이를 통해 마티스 교수팀은 AI로 끌어낸 신호와 진짜 뇌 신호를 비교했다.
AI 신경망을 구성하는 각 단위체가 어떤 구조로 배치되고 어떤 원리에 따라 학습할지는 AI의 성격과 성능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두뇌가 해결하던 문제를 AI가 해결하도록 하거나 AI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관찰해 생물학적 두뇌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힌트를 얻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마티스 교수팀의 논문도 이런 학술적 흐름 가운데 하나다.
사실 두뇌가 자기수용감각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 뇌과학자들은 여러 가설을 두고 고민 중이다. 책상에 앉은 채로 팔을 뻗어서 휴대전화를 집어 드는 과정을 상상해 보자. 어깨와 팔꿈치, 손의 위치나 속도를 중심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가설과 각 관절의 각도와 각속도를 중심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가설이 있다.
또 어깨 근육이나 손 근육에 들어가는 힘을 중심으로 정보를 처리한다거나 팔을 뻗고 손을 움켜쥐는 등 동작을 중심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가설도 있다.
마티스 교수팀이 ‘임무 중심 신경망’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움직임과 속도를 예측하는 AI가 원숭이의 실제 뇌 신호와 가장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두뇌에서는 근육과 인대의 자기수용감각 기관에서 보내는 정보를 각 부위의 움직임과 속도 정보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우리 몸의 움직임을 뇌가 어떻게 통제하는지에 대한 비밀이 더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이 길거리 유세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이름과 기호가 적힌 명함을 나눠주는 것은 기본이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유명인을 동원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길거리 유세에 대해서는 ‘소란스럽다’, ‘시끄럽다’ 등 부정적인 의견도 많습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시대에도 정치권이 길거리 유세를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스티프트
수전 팔루디 지음|손희정 옮김|아르떼|1144쪽|7만원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는 1990년대 미국 사회의 신보수주의 흐름 속에서 페미니즘과 여성을 가해진 반동적인 공격 현상인 ‘백래시(Backlash)’를 조명한 역작이다. 사반세기가 지나서야 한국에 소개됐지만,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와 함께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 또한 거세지던 한국 상황과 맞아떨어지며 화제작이 됐다.
팔루디가 <백래시>에 이어 1999년 펴낸 <스티프트>는 ‘성난 남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6년 동안 미국 전역을 다니며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들을 인터뷰한 방대한 르포르타주다. <백래시>와 마찬가지로 사반세기의 시차를 두고 한국에 도착한 <스티프트> 역시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 긴밀하게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조응한다. 숏컷을 했다는 이유로만으로 폭행당하는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범죄가 증가하는 현실은 ‘성난 남성들’의 문제가 한국 사회에도 위험한 균열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팔루디는 가정폭력 가해자 자조 모임에 참관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남자들이 여성의 저항에 위기감을 느끼고 지배력과 통제력을 과시하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참가자들은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 여성을 구타할 당시엔 ‘남자답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권력감은 오래가지 않았고 곧 남자도 아니라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가해자들은 무력함, 통제 불능, ‘나는 남자도 아니라는 기분’에 시달렸지만 이런 얘기를 털어놓고 도움을 구할 데는 없었다. 대신 분노를 여성·흑인·이주민·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로 돌렸다. 팔루디는 질문을 바꾸기로 한다. ‘남자들은 어째서 여자들이 더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위해 투쟁하는 것에 반대하는가’를 질문하는 대신, ‘남자들은 어째서 그들 자신의 싸움을 시작하지 않는가’를 질문하기 시작했다.
팔루디가 만난 남자들은 광범위하다. 전후 대대적 구조조정을 진행한 군수공장의 이직 지원 사무소에 이력서를 보내고 있는 해고자들, 과격한 ‘남성단체’ 모임에 참석해 설교를 듣는 남자들, 베트남전에 참전했거나 반전운동에 참여했던 남자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중심에 있던 액션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과 변두리의 포르노 배우들을 만난다. 남자들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좌절감과 실패에 관한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것도 여성, 심지어 페미니스트에게!
음모론에 빠진 가족·친구와의 대화 요령, 감정을 보이지 마라
‘눈 떠보니 부자’됐던 울산의 시대가 저문다
‘올 샤넬’과 ‘에코주의’를 매치한 중산층의 욕망
이들은 공통적으로 배신(stiffed)의 기억을 갖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평범한 보병으로, 군수산업의 호황 속에 생산직에 종사하면서 사회적 쓸모를 인정받던 ‘평범한 남성’들은 전후에 더 이상 쓸모를 인정받지 못하고 버려졌다. 팔루디는 남자들을 배신한 것은 다름 아닌 전후 미국 사회의 가부장주의적 자본주의라고 지적한다.
미국에선 출간과 함께 호평이 쏟아졌다.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정곡을 찌른다고 평했다. 미국적 상황에 기반한 책이지만,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난 백인 남성들’ 자리에 ‘이대남’을 대입시켜도 큰 이질감이 없다. 끈질기고 진심 어린 태도로 ‘성난 남성’들의 이야기게 귀 기울인 팔루디는 이들의 처한 문제의 해답이 페미니즘과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오히려 페미니즘과 만나는 길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시각이나 청각 같은 오감 이외에도 우리는 팔, 다리 등 몸의 각 부분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지각하는 ‘자기수용감각’을 가지고 있다.
눈이 빛을 감지해서 시각이 작동하는 것처럼 근육에 있는 ‘근방추’와 인대에 있는 ‘골지인대건’이 근육과 인대의 힘을 감지해서 자기수용감각이 시작된다는 것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근육과 인대로부터 전달받은 힘 정보를 뇌가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알렉산더 마티스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는 뇌의 정보 처리를 인공지능(AI)을 통해 이해해온 과학자다. 특히 수년 전부터는 몸의 움직임과 관련한 뇌과학적 원리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카메라로 원숭이의 팔을 촬영한 뒤 해당 영상을 토대로 관절의 움직임을 측정했다. 그리고 근육의 길이 변화를 추정해서 근방추의 자기수용감각 기관이 만들어 낼 신호를 인공적으로 계산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영상을 보고 만들어낸 팔의 인공 자기수용감각 신호를 AI가 처리하게 하고, 영상 속 팔의 실제 주인인 원숭이의 뇌 신호를 동시에 측정했다. 이를 통해 마티스 교수팀은 AI로 끌어낸 신호와 진짜 뇌 신호를 비교했다.
AI 신경망을 구성하는 각 단위체가 어떤 구조로 배치되고 어떤 원리에 따라 학습할지는 AI의 성격과 성능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두뇌가 해결하던 문제를 AI가 해결하도록 하거나 AI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관찰해 생물학적 두뇌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힌트를 얻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마티스 교수팀의 논문도 이런 학술적 흐름 가운데 하나다.
사실 두뇌가 자기수용감각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 뇌과학자들은 여러 가설을 두고 고민 중이다. 책상에 앉은 채로 팔을 뻗어서 휴대전화를 집어 드는 과정을 상상해 보자. 어깨와 팔꿈치, 손의 위치나 속도를 중심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가설과 각 관절의 각도와 각속도를 중심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가설이 있다.
또 어깨 근육이나 손 근육에 들어가는 힘을 중심으로 정보를 처리한다거나 팔을 뻗고 손을 움켜쥐는 등 동작을 중심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가설도 있다.
마티스 교수팀이 ‘임무 중심 신경망’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움직임과 속도를 예측하는 AI가 원숭이의 실제 뇌 신호와 가장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두뇌에서는 근육과 인대의 자기수용감각 기관에서 보내는 정보를 각 부위의 움직임과 속도 정보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우리 몸의 움직임을 뇌가 어떻게 통제하는지에 대한 비밀이 더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이 길거리 유세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이름과 기호가 적힌 명함을 나눠주는 것은 기본이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유명인을 동원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길거리 유세에 대해서는 ‘소란스럽다’, ‘시끄럽다’ 등 부정적인 의견도 많습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시대에도 정치권이 길거리 유세를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스티프트
수전 팔루디 지음|손희정 옮김|아르떼|1144쪽|7만원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는 1990년대 미국 사회의 신보수주의 흐름 속에서 페미니즘과 여성을 가해진 반동적인 공격 현상인 ‘백래시(Backlash)’를 조명한 역작이다. 사반세기가 지나서야 한국에 소개됐지만,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와 함께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 또한 거세지던 한국 상황과 맞아떨어지며 화제작이 됐다.
팔루디가 <백래시>에 이어 1999년 펴낸 <스티프트>는 ‘성난 남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6년 동안 미국 전역을 다니며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들을 인터뷰한 방대한 르포르타주다. <백래시>와 마찬가지로 사반세기의 시차를 두고 한국에 도착한 <스티프트> 역시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 긴밀하게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조응한다. 숏컷을 했다는 이유로만으로 폭행당하는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범죄가 증가하는 현실은 ‘성난 남성들’의 문제가 한국 사회에도 위험한 균열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팔루디는 가정폭력 가해자 자조 모임에 참관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남자들이 여성의 저항에 위기감을 느끼고 지배력과 통제력을 과시하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참가자들은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 여성을 구타할 당시엔 ‘남자답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권력감은 오래가지 않았고 곧 남자도 아니라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가해자들은 무력함, 통제 불능, ‘나는 남자도 아니라는 기분’에 시달렸지만 이런 얘기를 털어놓고 도움을 구할 데는 없었다. 대신 분노를 여성·흑인·이주민·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로 돌렸다. 팔루디는 질문을 바꾸기로 한다. ‘남자들은 어째서 여자들이 더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위해 투쟁하는 것에 반대하는가’를 질문하는 대신, ‘남자들은 어째서 그들 자신의 싸움을 시작하지 않는가’를 질문하기 시작했다.
팔루디가 만난 남자들은 광범위하다. 전후 대대적 구조조정을 진행한 군수공장의 이직 지원 사무소에 이력서를 보내고 있는 해고자들, 과격한 ‘남성단체’ 모임에 참석해 설교를 듣는 남자들, 베트남전에 참전했거나 반전운동에 참여했던 남자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중심에 있던 액션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과 변두리의 포르노 배우들을 만난다. 남자들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좌절감과 실패에 관한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것도 여성, 심지어 페미니스트에게!
음모론에 빠진 가족·친구와의 대화 요령, 감정을 보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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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샤넬’과 ‘에코주의’를 매치한 중산층의 욕망
이들은 공통적으로 배신(stiffed)의 기억을 갖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평범한 보병으로, 군수산업의 호황 속에 생산직에 종사하면서 사회적 쓸모를 인정받던 ‘평범한 남성’들은 전후에 더 이상 쓸모를 인정받지 못하고 버려졌다. 팔루디는 남자들을 배신한 것은 다름 아닌 전후 미국 사회의 가부장주의적 자본주의라고 지적한다.
미국에선 출간과 함께 호평이 쏟아졌다.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정곡을 찌른다고 평했다. 미국적 상황에 기반한 책이지만,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난 백인 남성들’ 자리에 ‘이대남’을 대입시켜도 큰 이질감이 없다. 끈질기고 진심 어린 태도로 ‘성난 남성’들의 이야기게 귀 기울인 팔루디는 이들의 처한 문제의 해답이 페미니즘과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오히려 페미니즘과 만나는 길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